[the L]국내 재판·수사 절차에 호날두·유벤투스 응할 가능성 거의 없어…"차라리 이탈리아 법원에 직접 소제기 가능"
'호날두사태 소송카페' 카페지기인 이성진씨와 법률지원단장 김민기 변호사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더페스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페스타에게 입장권 전액환불과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호날두 노쇼'사태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받은 피해자들로부터 소송을 위임받아 지난 7월29일 주식회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2019.8.1/사진=뉴스1
K리그 선발팀과 유벤투스와의 친선 경기에 계약을 어기고 출전하지 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관련한 법적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지방법원에는 경기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관련 소송인단 카페회원 중 2명이 우선 변호사를 선임해 소장을 접수시켰다. 손해배상액은 티켓값과 정신적 위자료 100만원 등을 합해 1인당 107만1000원 정도로 계산했다. 추가로 소송인단 카페에 참가 의사를 밝힌 이들은 2000여명에 이른다. 그밖에도 여러 로펌과 변호사들이 소송인을 모집 중이다.
여기에 검사출신인 변호사가 유벤투스와 호날두 그리고 더페스타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해 관련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고발된 상태기 때문에 그들에게 국내 수사기관이 직접 출석이나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인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국내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사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7년 환경재단이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책임을 묻고자 중국정부를 상대로 1인당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송달된 한국 법원이 보낸 소송서류들을 그대로 반송시켰다. 이후 시작된 재판 일정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법 전문가들은 아예 이탈리아 법원에 직접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상대로 민사소송으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인단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상대로 소제기가 가능하려면 '호날두 결장 사태'가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해야 한다.
원고가 될 소송인단이 유벤투스와 호날두와 직접 티켓구매계약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유벤투스가 더페스타와 공모해 호날두 결장을 미리 계획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티켓구매자를 속여서 티켓을 팔았던 경우를 전제해야 한다.
장지현 변호사(지급명령 머니백)는 "사기 혹은 고의에 의한 경기 불참을 사유로 한다면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호날두 결장에 불법행위가 있다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고 이탈리아 법원에도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실제로 돈을 받으려면 유벤투스나 호날두 재산에 강제집행을 해야 하므로 국내 법원에서 승소하는 것보다 이탈리아 법원에서 승소하는 것이 손해배상금을 받기 수월하다"며 "다만 국내법이 아닌 이탈리아 법률로도 손해배상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도 "국내 사법절차에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차라리 이탈리아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조하늘 변호사(법무법인 이보) 역시 "민사소송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티켓 구매계약에서의 계약 상대방은 더페스타로 보여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이탈리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려면 구매자가 더페스타랑 연대해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페스타 측이 고의로 구매자들을 속인 게 아니라 유벤투스에서 위약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 맞다면 구매자들도 더페스타와 연대하는 방법으로 소제기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