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the L] 주최사 더페스타 1차 책임, 주관사 K리그도 최종 책임있어…국내 금지된 사설 도박업체 광고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경기장 둘레 A보드에 해외 불법도박업체 광고가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유벤투스와 국내 프로축구 팀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하면서 발생한 국민적 공분 사태가 해외 온라인도박업체 광고판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6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 내내 광고판으로 해외 온라인도박업체 광고가 표출됐기 때문이다. 주최사였던 더페스타는 잘못을 인정한 가운데 중계송출을 맡은 공영방송 KBS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의 책임범위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스포츠법 전문가인 이지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임률)는 "광고계약 당사자로 보이는 더페스타가 1차 책임을 져야 하지만 K리그도 대행사에 위탁·위임한 걸로 책임을 면할 순 없다"며 "KBS의 경우엔 방심위 심의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경기장에 A보드에 표출됐던 '겜OOO'라는 업체의 광고다. 해외 업체인 '겜OOO'는 해외에선 합법일 수 있지만 국내에선 엄연히 불법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발행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외에 사설 스포츠 도박은 불법이다. '겜OOO' 의 경우에도 해외 기반 업체라곤 하지만 국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가 아닌 자는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정보통신망에 의한 발행을 포함한다)하여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이하 유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사설 스포츠 도박 이용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당연히 사설 업체를 운영하는 것도 법령에 의해 금지돼 있다. 불법도박업체 운영자는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운영자와 이용자도 불법이고 이 업체를 홍보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제2항 제3호엔 "유사행위를 홍보하거나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의 구매를 중개 또는 알선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홍보나 알선·중개 행위만으로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더페스타·KBS·K리그는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KBS와 K리그는 대행사이자 주최를 맡은 더페스타가 불법 광고를 나가게 한 문제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겜OOO'의 광고가 경기장에 설치되고 전국민에게 광고된 책임은 이 경기의 광고판매와 송출에 관여한 연맹과 더페스타 그리고 KBS 모두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법 전문가들은 KBS와 K리그도 법적 책임을 온전히 벗어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K리그가 주관하는 경기에 해외 불법도박업체 광고가 버젓이 경기장 광고판에 표출됐고 공영방송인 KBS에 의해 전국에 송출됐기 때문이다.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90분 내내 공중파 송출을 담당하고 전 국민이 지켜보게 한 KBS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 볼 순 없다"며 "해외온라인 사이트 광고가 불법인지 여부는 방송관계자나 스포츠 상식이 있는 자라면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알 수 있는데 KBS에서 경기 내내 아무도 그 부분을 지적해 광고를 가리는 등의 조치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지현 변호사(지급명령 서비스 머니백)도 "이번 논란은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장 43조 2항 6호'에 따라 금지되는 도박 및 이와 유사한 사행행위의 광고에 해당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제재조치를 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KBS가 생방송 중이라 하더라도 광고 내용을 보면 불법 도박 사이트임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불법 광고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의 공범 내지 방조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겜OOO' 해외 도박업체 화면 캡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